여행한당 2010방랑기 (21)-타만네가라 정글에서의 야영(2)
2010.07.04 22:17
잠자리를 마련하고 나서 누워봅니다. 날은 점점 어두워지면서 원숭이 가족이 집으로 돌아가는 것도 볼 수 있고 오후 8시 정도에는 한치도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워 졌습니다. 이제 할 수 있는 일은 꼼작없이 침낭에 들어가 멍 하게 하늘을 바라 보는 일 뿐…
눈이 어두운 환경을 적응했는지 ISO가 점점 높아집니다.(??) 이제 나무 정도는 분간 할 수 있었는데요. 달이 뜨고 별이 반짝 반짝 빛나는 정글의 밤은 정말 멋졌습니다. 단지 이런 것 뿐만 아니라 온갖 동물이 집으로 돌아가서 아내에게 오늘 밥을 이것밖에 구하지 못했냐 라는 말다툼과 간간히 부부싸움인듯한 소리가 들리는 훈훈한 소리도 들을 수 있었고, 여자친구를 구하지 못한 어느 조류의 한 맺친 울음소리를 들을 수도 있었습니다. 저도 심심해서 비슷한 소리로 대화를 시도하려 했지만 왠지 제가 외치면 다들 조용해 지더군요. 뭔가 위협적이였나 봅니다.
그리고 하늘에 별이 반짝거렸습니다. 참 멋지다 라고 생각하는데 점점 움직이네요. 점점 하늘에서 내려와 제 주위에 원을 그리며 회전하고 있습니다. 반딧불인 것입니다. 참 놀랍고 멋진 관경이지만 사진으로 담을 수 없어 마음에 담아 진하게 현상해 봅니다.
이렇게 정글의 밤에 점점 적응해 갑니다. 이렇게 멋진 정글에서 하룻밤이 라는 생각을 하자마자 어디선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립니다. 예민해진 저는 벌떡 일어나 주위를 봅니다. 하지만 주위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곤 한번 더 놀라게 됩니다. 주위가 형광물질을 칠해놓은 것처럼 반짝거리는 것 입니다. 수채화 물감으로 흩뿌려 놓은것 처럼 녹색빛이 감도는 이런 멋진 풍경은 전에는 볼 수 없었던 관경이였습니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난 뒤 다시 한번 저를 다시 놀래게 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무엇인가 나무위에서 떨어지는 소리였는데 대략 30분에 한번 정도씩 높은 곳에서 떨어져 쿵! 하는 소리가 나는 것입니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이 근처 나무의 열매였는데 주먹정도 되는 크기에 무게가 같은 크기에 돌맹이 정도의 무게라 우리는 운이 좋구나! 하는걸 깨닭았습니다.)이 떨어지는 소리에 무서워 잠을 잘 수가 없었죠.
[정글의 밤은 무서웠습니다.]
그리고 주변 숲이 자꾸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였습니다. 그때 또 들었던 생각은 늑대나 맷되지가 나를 잡아 먹지 않을지 ㅠ_ㅠ… 하는 생각에 또 벌떡 일어나 모닥불을 만들게 됩니다. 하지만 정글의 축축한 나뭇가지로 모닷불을 만들기 쉬울리가 없습니다. 그리하여 우선 불씨가 될만한 나뭇가지를 모아다가 버너로 초반 불을 붙인다음 나뭇잎과 근처 나뭇가지로 모닷불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근처 나뭇가지가 그리 많지 않고 나뭇잎도 그리 충분치 않아 대략 1시간도 안되서 우리를 지켜주던 불씨도 꺼져버렸죠.
[이렇게 버너로 나무에 불을 붙여 보려 했지만...]
이렇게 떨어지는 열매. 그리고 언제 나를 엄습해올지 모르는 무서움과 날 간지럽게 해주는 모기들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이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이런 것들의 괴롭힘에 예민해져있다 결국 될대로 되라 포기하고 잠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불안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눈을 감았는데 때때로 눈에서 섬광이 보이는 것입니다. 이곳은 정글인데 누가 자꾸 형광등을 깜빡이는 느낌입니다.
눈을 떠보니 천둥이 치고 있습니다. ㅠ_ㅠ… 이제 잠자기는 글른듯 합니다. 동행은 새근새근 잘도 자는 군요. 대충 천둥이 치고 난뒤 소리를 체크해 봅니다. 고등학교 때 과학시간에는 매번 졸았기 때문에 거리가 어쩌고는 생각이 안났습니다. 천둥이 치고 대략 30초 뒤에 소리가 희미하게 들립니다. 그래. 그렇다면 대충 소리가 10초뒤에 나면 준비를 해서 5초정도 뒤에 비가 올 것에 대한 대비를 해야 겠구나. 라고 생각하고 다시 잠들어 버렸습니다.
[자다 깨다 자다 깨다... 비가 오려고 하는 까닭에 철수 준비를 하고 오기 전까지 잠깐 취침]
잠을 자다가 저를 갑자기 깨운 것은 다름아닌 비가 떨어지는 소리. 아나.. 이제 잠자기는 포기합니다.
동행을 깨운 뒤 비가 올 때를 대비한 포지션으로 바꾸었습니다. 배낭을 비로부터 보호하고, 동행과 함께 쏟아지는 빗방울을 저주합니다. 하지만 소리에 비해 그다지 비가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높디 높은 정글의 나무들이 그들의 잎으로 비를 가려주어 자연적인 우산을 만들어 주는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비는 짧은 시간으로 끝이 났고, 다시 잠에 들었습니다.
[참.. 가난합니다.]
보너스
[타만네가라 샘물에서 라면 먹을 물을 뜨고 있습니다]
코멘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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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타
07.04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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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07.05 09:12
일단 사진만 봄.. 사진이 yohan님이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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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07.05 09:21
역시 정글에서의 밤은 쉽지 않아 보이네요.
반딧불이라.. 요즘은 참 보기 힘들어진 듯 해요. 시골에서도 잘 안 보이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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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han666
07.05 09:23
마루타님 : 감사합니다.
맑은하늘님 : 아 사진은 저와 동행하는 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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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han666
07.05 09:24
맑은샛별님 : 저도 어렸을때 가끔 보았었는데 다시 보니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 이였습니다. 이것으로도 충분히 힘든 정글의 밤이 보상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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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쵝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