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lm m100 사용기
2014.07.04 16:12
Palm m100은 Palm사에서 제조한 PDA로, 저가형 라인업에 속합니다. Palm OS 기반으로 만들어진 기기이며
AAA건전지로 동작하며 비교적 성능은 낮지만 저전력으로 동작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일단 사양은 다음과 같습니다.
운영체제 | Palm OS 3.5.0 |
해상도 | 160 x 160 흑백 |
CPU | Motorola Dragonball EZ 16Mhz (68k) |
메모리 | 2048Kbyte (128KB 연산영역 외 저장영역) |
화면 크기 | 3.86 인치 |
중량 | 105g |
터치 | 감압식 |
전원 | AAA 건전지 x 2 |
가격 | USD $ 149 |
Palm III, Palm V 등에 비해 딱히 좋을 게 없는 사양이며 모양도 투박하지만 저렴한 가격이 장점입니다.
일단 상자를 봅시다.
전형적인 종이박스입니다. 이는 나중에 Zire라인업에 가서는 원가절감을 위해 플라스틱으로 바뀌게 됩니다.
상자를 열어보면 매뉴얼과 전자부품들이 비닐로 싸여져 있습니다. 뽁뽁이로 싸여져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상자가 큼직함에도 불구하고 저가형이기 때문에 구성품은 단조로운 편입니다.
매뉴얼, 건전지, 싱크 케이블, 그리고 PDA. 딱 이겁니다.
아쉽게도 건전지는 2007년까지가 사용 권장기한이었습니다.
하지만 1.5V 나옵니다. 전압이 좀 내려가긴 했지만 이정도면 그냥 씁니다. 실제로도 끼우니 잘 켜졌습니다.
매뉴얼 봉지는 뜯으면 보험, 서비스 센터 연락처, 제품 등록, 악세사리 카탈로그, 핫싱크 CD와 그래피티 스티커등이 나옵니다. 그래피티는 팜OS에서 사용하는 필기인식법으로, 사용법 스티커를 배터리 커버나 액정 커버등에 붙일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악세사리 카탈로그. 우편구매를 위한 선불 우편카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팜 m100의 경우 단가절감을 위해 크래들을 별매하며 기본적으론 싱크케이블만 줍니다. 하지만 싱크케이블로도 사용에는 큰 지장이 없습니다.
AvantGo는 웹페이지를 저장해 두었다 PDA에서 불러오는 식의 오프라인 웹 브라우저인데, 팜 m100은 구매시 번들됩니다. 아쉽게도 중간서버를 거쳐야 하는데 구매시점에는 이미 서비스가 중단되었습니다.
그럼 이제 본체. 깔끔한 검은 플라스틱입니다. 조금 장난감같은 재질이지만 그래도 약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보시다시피 커버가
번들되고, 커버에 구멍이 뚫려 있는데 이 뚫린 구멍을 통해 누를 수 있는 up버튼을 누르면 위에 시계가 표시됩니다. 커버가 닫힌
상태에서도 언제나 쉽게 시계를 확인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독창적이고 좋은 구조라는 느낌입니다.
뒷 면은 이렇습니다. 위의 안테나같은 부분은 스타일러스 펜 수납구이며 하드웨어 이상시 리셋하기 위한 리셋버튼이 달려있습니다. 밑에는 Palm사 로고가 찍힌 배터리커버가 있고 이를 열어서 AAA건전지를 장착하게 됩니다. 백업전원은 기기에 내장되어 있어서 배터리 커버를 열어도 보이지 않는데, 캐패시터를 사용하는 여타 팜 기기와는 달리 배터리 기반이라 백업전원이 잘 동작하지 않고 건전기 교체시 기기가 리셋되는 경우가 있는 모델입니다. 아쉬운 부분입니다만 개조로 해결 가능합니다.
중간에 붙은 스티커에는 시리얼 넘버와 CE,FCC등의 인증 로고가 있고 친숙한 전자파적합등록 로고도 있습니다. 시리얼 넘버는 스티커 위에 프린팅되어 지워질 위험성이 있습니다.
처음으로 기기를 켜면 웰컴화면이 나옵니다. 이 화면을 통해 터치스크린을 보정하고 지역,날짜등을 설정하게 됩니다.
설정이 끝나면 메인화면이 나옵니다.
단순명료한 메인 홈화면입니다.
핫 싱크는 핫싱크 케이블로 PDA를 컴퓨터와 연결해서 이루어집니다. 이를 통해 프로그램등을 설치/관리할 수 있습니다. 케이블은 RS232를 쓰는데, 컴퓨터에 장착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RS232-USB컨버터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컴퓨터와 기기를 연결하고 컴퓨터쪽에 팜 데스크탑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컴퓨터와 PDA의 연결이 가능해집니다.
싱크에 성공한 화면입니다. 다른 싱크법도 있으나 일단 가장 무난한 방법은 이런 시리얼 통신일 것입니다.
이렇게 설치한 프로그램은 플래시 메모리가 아닌 램에 직접 저장됩니다. 램이 2048kbyte이고 이 중 128kbyte는 연산에 사용되므로 남는 공간은 1920kbyte입니다. 설치되는 파일은 두 가지 종류로 구분되는데, 프로그램과 데이터베이스 이렇게 두 가지입니다. 일반 컴퓨터와 달리 일반 파일이 저장되지는 않습니다. 또한 구조상 눈에 보이는 파일의 갯수가 많지 않은데, 모든 것이 파일 스트림 형태를 가지는 POSIX쪽과는 정 반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밑은 설치한 프로그램들입니다.
한글을 사용하기 위해선 관련 프로그램을 설치해주어야 합니다. 제 경우 한팁을 사용했습니다. 보시다시피 잘 보입니다. 입력은
필기인식이 지원됩니다. 해상도의 영향으로 글자가 조금 큼직한 것이 단점입니다.(그래서 이 버전의 한팁이 아닌 한팁 핵버전은 폰트가
깔끔하진 않지만 비교적 글자가 작게 나옵니다.)
게임도 몇 가지 설치해보았습니다. 이는 그 중 하나인 Waranya! 입니다. 이론상 성능은 게임보이같은것보다 훨씬 낫기 때문에 어지간한 게임들은 무리없이 돌립니다.
보시다시피 구형 흑백 액정인데다 저가형이다보니 약간 잔상은 있습니다. 치명적이진 않습니다.
일부 게임보이등의 게임은 에뮬레이션도 가능하나 하드웨어의 제약으로 썩 쾌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일단 버튼의 클릭감은 훌륭하기 때문에 연산력이 크게 요구되는 게임이 아닐 경우 조작 자체는 딱히 문제가 없습니다.
E- Book리더로는 TiBR이 유명합니다.화면이 작고 해상도가 낮아 글자가 많이 보이지는 않으나 실제 사용해보면 읽는데에 별 지장이 없습니다. 또한 배터리가 오래가는 편이라 별 부담없이 간단한 텍스트파일을 읽는 용도의 이북리더기로 활용 가능합니다.
단, 텍스트파일을 넣기 위해서는 팜용 데이타베이스 파일로 먼저 변환을 거쳐줘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긴 합니다.
베이직 인터프리터도 있습니다. C나 파이썬 관련 개발환경도 있으나 128Kbyte의 연산 메모리로는 쉽게 메모리 오버가 되기 때문에
파이썬을 제대로 활용하긴 함들고 C는 간단한 스크립팅용으로 쓰기에는 조금 손이 많이 가는 편이라 제 경우 대신 베이직을
설치했습니다. 에드거 다익스트라옹이 보시면 경을 칠 일입니다.
이를 이용해서 실시간으로 베이직 코딩이 가능합니다. 베이직이라고는 하지만 80년대 베이직과는 달리 함수기반에다(라인 넘버를 쓰지 않습니다.) 수학 관련 명령어들도 지원해서 그럭저럭 스크립팅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베이직을 쓰려면 아무래도 좀 편리한 입력환경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느냐?
키보드가 있습니다. 요즘은 흔치 않은 4단접이 키보드입니다. 스토아웨이등에서도 비슷한 제품이 나온 적이 있습니다. 요즘 기기 대상으로 나오면 다시 사고 싶은 그런 키보드입니다.
장착하면 이렇게 됩니다. 키보드 관련 드라이버를 설치해주면 쾌적하게 입력이 가능합니다. 키감도 좋은 편이고 4단접이이기 때문에 면적도 넓직한데다 휴대가 편합니다. 이렇게 하면 언제나 키보드를 펼치고 간단한 스크립팅이나 문서 작성이 가능합니다. 거기에 저전력 기기라 건전지가 가방에 넣어 두었다 부담없이 꺼내 쓸 수 있어 편리했습니다.
팜 m100은 저가형 팜으로, 투박하고 다른 모델에 비해 성능이 좋은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백업 배터리를 제외하곤 하드웨어적인 결함도 딱히 없고 PDA로서 동작하기 위한 기본기는 충실히 갖춘 PDA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코멘트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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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
07.0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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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oteer
07.04 16:46
사실 저도 palm 3e 반투명을 구하고 싶었는데 끝내 못써봤네요.. 나중에 중고가는 그리 비싸지도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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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날
07.04 16:49
그리운 팜입니다.. -
piloteer
07.04 16:50
추억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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星夜舞人
07.04 17:10
제가 m100시리즈를 매우 좋아합니다.작지만 미려한 디자인 그리고 바꿀수 있는 Faceplate, 오래가는 배터리등등 이래서 절대 못버리는 물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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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oteer
07.04 17:20
동감합니다. 그 동안 건전지 팜은 바이저를 고집했었는데(헨데라는 귀하고..) 이제서야 써보고 나니 생각 이상으로 괜찮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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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신
07.04 17:35
다 읽고 나니까 키보드가 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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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oteer
07.04 17:47
팜 키보드 좋지요 (..) 사실 저런 4단 키보드로 요즘 기기에 잘 맞는 녀석이 나와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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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kdh
07.05 00:02
헛... 미개봉 신품을 지금 뜯으신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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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oteer
07.05 06:10
넵. 제가 보관한 것은 아니고 인터넷에서 구매한 것이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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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7.05 01:45
좋은글 감사합니다.
갑자기 zire21 같은게 생각나게 만드는 글이네요.
(뭐... 터치랑 비교하자면 ... 안습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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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oteer
07.05 06:12
그러고 보면 zire21이 간접적으로 m100시리즈의 후계자급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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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강아지
07.05 11:54
반가운 사용기 감사합니다.
제 첫 팜이 m100이었어요. faceplate도 몇개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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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oteer
07.05 21:56
추억의 제품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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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돌이
07.07 11:17
정겹고 그리운 화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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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oteer
07.09 12:38
예. 추억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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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
07.08 14:07
작고 가볍고, 일반 배터리를 쓰기에 외부에서 전력이 떨어져도 별 걱정이 안되던 명기죠. -
piloteer
07.09 12:39
그런 것 같습니다. 백업 배터리 결함이 아쉽기는 합니다만 어떻게든 해결가능한 부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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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배
07.08 15:46
핫싱크.....
올만에 보니 참 정겹습니다...ㅎ
저는 아직도 빨강엣지를 구하고 있는데 잘 안보입니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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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oteer
07.09 12:39
바이저 엣지는 미국 이베이에서도 흔치 않더라고요. 그래도 종종 나와주기는 합니다만.. 다른 바이저처럼 쉽게 구할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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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7.09 03:04
믿거나 말거나 저 액정은 플라스틱이라 떨어뜨려도 안 깨진다는 전설이 있지요. 그렇다고 떨어뜨려보지는 마시길. ㄷㄷㄷ
m105, m125랑 m130이 거의 똑같이 생긴 넘이죠. 흠 http://en.wikipedia.org/wiki/Palm_m100_series 여기 잘 설명이 되어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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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oteer
07.09 12:41
사실 실용적인 면을 고려하면 m125도 괜찮았을 것 같습니다. 비슷하게 생겼으면서 기능은 더 좋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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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7.10 01:06
맞습니다. 2Mbyte Ram의 문제는 105가 해결 (?)한 셈이고요 (뭐 8Mbyte가 충분하냐는 그담 문제 ^^), 125는 거기다 VZ로 CPU를 바꿔서 속도도 두배.. 흠 그게 충분하냐는 또 그담 문제. 요즘 에뮬에 옛날 VZ보다 훨-----씬 빠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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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주식회사
07.11 14:55
키보드가 탐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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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oteer
07.11 16:21
옛날에 그렇게 가지고 싶었어서 결국 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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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e
07.11 15:25
추억의 흑백 팜 ㅎㅎ.
Zire21이 마지막 흑백 팜이었죠? -
piloteer
07.11 16:22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저도 zire21이후로는 흑백팜이 출시된것같은 기억이 없으니 아마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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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디
07.11 16:07
정말 반가운 리뷰네요ㅠㅠ
한때 애용했던 m105가 그리워집니다.
저도 시리얼toUSB 단자를 사서 Palm IIIe를 부활시켜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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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oteer
07.11 16:23
요즘 USBtty는 몇천원이면 장만하더라고요. 한번 해보시는것도 재미있지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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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jffp
07.17 14:36
제가 처음 Palm을 접한 기기입니다. 메모리 업그레이드도 했었던게 기억납니다. ^^;
그 후 IBM Workpad C3, Zire71을 사용했었죠.... 참 좋은 기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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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oteer
08.03 15:03
그냥 메모리 땜질하면 바로 용량이 올라가는게 신기했었지요. 물론 작다보니 직접 하기는 난이도가 좀 높았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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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야
07.25 15:25
너무 반갑네요. 저도 첫 팜이 엠백이었습니다. 남도에서 8메가로 업글한 제품 샀는데... 저것부터 시작해 얼마나 기변했는지-_-;; 그래도 역시 엠백이 부담없이 썼던 모델같습니다. 액정은 정말 튼튼해 저도 몇 번이나 떨쳤지만 늘 이상 없었습니다. 단 백업배터리는 이상해 떨어트리면 배터리 튀어나가면서 내장된 데이터 다 날라가-_-;; 떨치지 않으려 조심했던 기억이 나네요.
주말에 한번 515 부팅시켜봐야겠습니다.
좋은 글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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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oteer
08.03 15:04
그러고보니 당시엔 남도시스템이 참 유명했던거 같은데 말이지요. 개조도 많이 하고 액정보호지도 팔고..
m100은 생긴것만 봐도 튼튼한 것 같습니다. (..) 백업배터리는..악명높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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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이아버님
08.04 18:52
건전지가 주 전원이니, 보관만 잘하면 평생 곁에 가지고 있을 수 있겠네요. 저의 palm vx는 완충해도 10분도 안간답니다. 그것도 3년전 이야기고, 지금은 어느 박스에 들어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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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총각
10.16 12:03
하~ 그리운 기기이군요 -
언젠간고수
10.20 11:41
하하. 이것....대단하군요.
아주 옛날 리뷰를 찾아서 다시 올린건가 해서 몇번을 확인해 보았는데..
최근에 올린거군요.
저도 3, 4 년전에 이베이에서 구입해서, 제 아늘놈 이북리더로 열심히 사용했었죠.
감회가 새로운 리뷰 감사합니다.^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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놉스타
12.13 20:54
감사합니다...잠시 10년 전 일들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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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맨
01.29 11:08
전 kpug에서 vx구입하고서 처음 팜 입문했는데 오래전 일이군요. -
헬로비비
02.26 09:03
추억의 팜이네요. 남도 시스템에 찾아가서 8메가 업된걸로 구입한 저의 첫번째 팜이었어요.
저 4단접이 키보드 아직도 갖고 있어요. 향수 어린 디바이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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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치
07.22 08:47
저도 다시 써보고 싶어지네요. 중고 매물 찾아봐야겠어요.
뭔가 정말 반가운 그런 글이네요.
Palm IIIe하고 Palm m100을 입문으로 샀던 기억이 있는데...